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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株발굴] AI딥러닝 기반 검사장비 수요 급성장 견인
유리기판 관련주가 주식시장에서 뜨겁다. 인텔이 지난해 9월에 유리기판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며 2030년 이 부품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맞춰 SKC는 2021년 말 어플라이드와의 합자회사인 앱솔릭스를 출범하고 일찌감치 미국 조지아주에 2억4000만 달러를 투자해 유리기판 공장 설립에 나섰다. 이때 까지만 해도 유리기판은 아주 먼 얘기로 여겨져 왔으나 삼성그룹이 유리기판 양산을 공언하면서 시장의 화두가 되었다. 삼성전기는 올해초 CES 2024에서 올해 회사에 유리기판 시험(파일럿) 라인을 설치하고 2026년 양산 체제를 갖추겠다고 언급하면서 유리기판 관련회사들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본지에 후술할 HB테크놀러지는 지난해 유리기판 검사장비 개발을 완료했고, 파일럿 라인에 이미 장비를 3대 공급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유리기판 검사장비 기술을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동사에 고객사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장비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다른 유리기판 관련회사들이 유리와 관련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적어도 HB테크놀러지는 양산장비를 공급했거나 큰 규모로 공급할 예정인 회사로 차후 테마주의 옥석가리기가 이어지는 국면에서 '옥'으로 인정받아 2차 상승이 이어질 회사로 판단된다.◆2차전지 및 반도체기판 시장 진출로 적용처 크게 확대HB테크놀러지가 자사 검사장비에 AI딥러닝 기술을 접목하면서 검사장비의 수요가 폭발적 성장하고 있다. 동사는 디스플레이 검사장비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OLED내에서는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5년전부터 준비했던 AI딥러닝에 기반한 디스플레이 검사장비를 개발했고 이를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검사장비 시장이 2차전지, 반도체기판, 반도체 후공정 모듈 등으로 크게 확대되면서 AI딥러닝 기반 검사장비 수주 및 매출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새로운 검사장비 시장 : ①2차전지 검사장비업계에서는 글로벌 2차전지의 Capa.가 크게 증가하면서 검사장비의 종류와 수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초기 1~2종에 불과했던 검사장비의 종류가 10종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차전지 메이커들은 아직까지는 검사장비를 사용할 정도로 Capa.가 크지 않아 검사공정을 사람이 직접 진행해왔다. 그러나 Capa.가 크게 증가하면서 기존에 없던 검사장비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이 말은 검사장비가 신규 해외사이트 뿐만 아니라 국내 기존라인에도 새롭게 들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HB테크놀러지의 올해 2차전지 검사장비 수주는 대부분 기존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기존라인에 설치가 되고 나면 Capa.가 국내보다 더 커질 해외 신규라인에도 설치될 것은 자명하다. 고객사도 다변화되고 있다. 기존 국내 2위 셀메이커에만 검사장비를 공급하고 있었으나, 국내 1위의 2차전치 메어커 및 해외 2차전지 메이커와도 공급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기존에 없던 공정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2022년 60억원에 불과했던 2차전지 검사장비 매출액은 지난해 125억원, 올해 500억원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새로운 검사장비 시장 : ②반도체, PCB 등 기판 검사장비 PCB검사장비도 고객사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HBM 확대에 따라 반도체 후공정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PCB의 회로선폭도 미세화되어감에 따라 검사장비의 신규 수요도 큰 폭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또한 기존 PCB 대부분을 사람의 눈으로 검사해 왔기 때문에 관련 시장이 형성될 경우 디스플레이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HBM의 경우 반도체칩의 I/O포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substrate PCB위에 인터포저가 새롭게 자리잡게 되는데 이 또한 정밀검사가 필수적이다. 이 인터포저의 재료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 글래스이다.동사의 AI딥러닝 기술이 접목된 검사장비는 유리기판, 세라믹 기판 등 PCB의 재질변화로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HBM으로부터 촉발된 기판의 미세화와 대형화는 공정 중 발생하는 고온에 견딜 수 있는 새로운 재질의 기판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세라믹, 글래스가 새로운 원재료로 떠오르게 되었다. 특히 인텔을 필두로 삼성전자 등 대형 IDM회사들이 차세대 기판으로 글래스기판을 선정, 적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삼성전기, 이비덴 등 글로벌 대형 기판회사들이 유리기판을 양산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동사는 세계 최초로 유리기판 검사장비 및 리페어장비 공급을 시작했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다. 유리기판 검사장비는 동사가 국내 최초로 개발해 대형 고객사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 전세계에서 유리기판 기술 및 양산준비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앱솔릭스에는 파일럿 장비를 공급하는 등 검사장비 관련 진척도가 매우 높은 수준에 있다. ◆신시장 개척은 AI딥러닝 기반이기 때문에 가능AI딥러닝을 적용한 검사장비는 인건비 절감효과를 극대화시킬 뿐만 아니라 수율관리도 매우 용이하다. 당연히 고객사의 만족도 및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 OLED디스플레이 위주의 검사장비가 반도체용 PCB 및 2차전지 검사장비로 어플리케이션 확대가 가능하게 된 것은 AI딥러닝 기술이 접목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AI딥러닝 기술로 인해 회사의 사이즈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현재 IT디바이스의 최종검사는 사람이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따라서 인건비 등이 낮은 베트남 등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인건비 상승으로 AI딥러닝 적용 검사장비에 대한 고객사의 관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I딥러닝을 적용한 검사장비 적용은 큰 폭의 인건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반복된 검사에 대한 재실수를 방지할 수 있어 수율관리에 매우 용이하다.HB테크놀러지는 현재 AI딥러닝 개발인력만 20명 이상으로 웬만한 AI솔루션 전문기업 이상의 개발인력 확보하고 있다. AI딥러닝 기술은 의료장비를 필두로 어플리케이션이 다변화되고 있다. 동사도 당연히 향후 AI사업부를 더욱 확대시켜 검사장비 외의 시장진출도 모색할 수 있다.◆실적증가의 원년, 신규 제품이 성장세 이끌어HB테크놀러지는 기존 OLED의 보완투자(전공정 셀검사기) 및 LCD부품(후공정 도광판) 매출만으로도 년간 1,000~1,500억원, 영업이익률 5~10%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는 회사이다. 여기에 AI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2차전지, 반도체용 PCB사업이 추가되고 있다. 올해가 원년이다. 2년전 시작된 2차전지 검사장비 매출액이 올해는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매출액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내년은 기판검사장비 매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난해까지 디스플레이 매출이 대부분이었다면 올해 매출구성은 ‘디스플레이+2차전지’, 내년은 ‘디스플레이+2차전지+반도체용PCB’가 된다. 추가되는 아이템 각각의 시장규모가 디스플레이보다 크면 컸지 작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큰 폭의 성장세가 기대될 수밖에 없다. 회사는 이를 반영해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에 영업가치 반영은 ‘제로’HB테크놀러지는 자회사인 HB솔루션과 함께 지난 2022년 상장한 HPSP(KQ,403780)의 최대주주인 ‘포레스트제6호 사모투자합자회사’의 2대주주 출자자(PEF지분율24%)이다. HB테크놀러지와 HB솔루션은 간접적으로 HPSP 지분을 각각 5%씩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HPSP가 매물로 나왔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매각을 부인했지만 어차피 최대주주가 사모투자합자회사이기 때문에 결국은 매각이 예정돼 있다. 상장사 HPSP의 시가총액은 4조원에 육박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5조원이상에서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HB테크놀러지는 HPSP 매각을 통해 약 2,000~3,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HB솔루션의 지분가치(30%)는 1,200억원 수준이다. 현금가치와 보유지분가치를 모두 주가에 반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더라도 동사의 시가총액이 보유지분가치 및 보유현금 수준에 못미치는 것은 지나친 저평가이다. 디스플레이에서 시작된 검사장비가 2차전지, PCB, 반도체로 다각화되어 가고 있는 영업가치는 아예 반영이 안돼 있다고도 볼 수 있다.※상기종목은 당사가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환율수업 ⓵] 회사원 A씨의 하루와 환율이라는 그림자
올해 우리경제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환율이다. 환율은 국가의 경제상황은 물론 정치와 외교적인 상황들을 모두 반영해 움직이는 변수다. 환율은 국가경제운용은 물론 개인들의 투자와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서학개미들이 늘어나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환율은 무엇이고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시리즈로 다룬다. 첫 번째는 우리 일상생활과 환율에 대한 얘기다.평범한 회사원 A의 일과는 이렇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에 간단한 토스트 하나를 먹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 회사에 출근해서 업무를 시작한다. 업무하는 중간에 투자한 미국 애플 주식이 어제 어떻게 움직였는지 인터넷으로 확인한다. 그러다 별 변동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건설 파트너인 해외 거래처에 메일을 보낸다. 공사 진행상황을 체크하고 건설 대금 지급 기일도 확인한다. 점심은 근처 맥도날드 가게에서 햄버거로 때운다. 그럭저럭 퇴근 시간이 되면 평소에 사고 싶었던 나이키 운동화를 온라인 쇼핑으로 가격을 비교해보고 하나 주문한다. 그리고 지하철로 퇴근하고 집에 와서는 저녁식사를 한다. 해외에 영어 연수를 하고 있는 조카에게서 연락이 와서 카톡으로 국제전화로 안부를 서로 전한다. 그러면서 올 여름에는 해외여행 계획을 세워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잠자리에 든다.◆따져보면 일상생활이 곧 '환율생활'... 매일 마시는 커피 원두는 수입품으로 환율이 바뀌면 커피값에도 영향회사원 A씨의 하루 일과가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는 않는다. 많은 직장인들이 A씨와 비슷한 생활을 한다. 사람들은 이렇게 매일 생활을 하면서 '환율'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본 적이 없다. 환율은 한마디로 국가 간 화폐의 교환비율이다. 한국과 미국 간 화폐의 교환비율이 1달러당 1300원으로 정해지는 식이다. A씨는 환율이 한 번씩 뉴스에 나올 때마다 환율이 많이 올랐구나 또는 떨어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러다 여름휴가 때 일본 여행을 가면서 공항에서 돈을 바꾼다. 이 때 환율을 떠올린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A씨의 생활 거의 대부분의 행동이 환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가 해외와 물건이나 서비스를 주고받을 때, 또 투자를 하거나 투자를 받을 때 등 돈이 오가는 일이 있다면 환율에 영향을 받는다. A씨와 같은 사람들의 행동이 모이고 모여서 환율이라는 것을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환율의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환율이 우리 생활과 어떻게 얽혀있을까.A씨가 아침에 마신 커피의 재료가 되는 원두는 모두가 수입품이다. 우리나라는 커피 원두를 생산하지 않는다. 해외에서 수입을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마실 수 없다. 커피를 수입하는 기업은 한국 원화를 미국 달러로 바꿔 달러를 지급하고 커피를 사들여온다. 이럴 때 화폐교환 비율인 환율에 따라 우리나라 돈과 달러를 바꾼다. 환율이 바뀌면 커피 값은 영향을 받는다. A씨가 아침식사로 선택한 토스트에 들어가는 밀도 대부분 수입한다. 마찬가지 이유로 토스트를 먹을 때도 우리는 환율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셈이다. ◆미국 주식은 달러화로 환전해 사야 ...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주식 매입비용이 느는 것출근할 때 이용하는 지하철은 전기 동력으로 움직인다. 전기를 생산하는데는 석탄 천연가스 석유 원자력 등이 활용된다. 전기를 만들때 들어가는 동력도 많은 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원유는 우리나라가 전량을 수입해서 사용한다. 환율의 움직임에 민감한 이유가 여기에 또 있다. A씨가 미국 애플사의 주식을 사기 위해서도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된 애플 주식을 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원화를 달러화로 바꿔야 하고 이 때 환율에 따라 원화를 달러로 바꿀 수 있는 양이 결정된다. 애플 주가가 한 주당 180달러, 원달러 환율이 1320원이라고 한다면 애플 한주를 사기 위해서는 23만 7600원 정도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건설회사에 다니는 A씨의 업무 자체도 환율과 관련이 깊다. A씨의 회사가 해외 건설을 수주해서 공사를 할 때 공사 대금을 외국 돈으로 받는다. 이 돈으로 현지에서 공사를 위해 필요한 각종 자재와 직원들 인건비 등을 지출하고 남은 돈은 한국으로 다시 가져와서 회사 경비와 한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월급도 지급한다. 이럴 때 A씨 회사는 해외에서 받은 돈을 원화로 환전해 한국에서 사용한다. 이때도 환율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일상의 경제활동이 모여 환율이 결정되고, 그 환율은 다시 일상에 영향을 주는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A씨가 점심으로 먹은 맥도날드 햄버거는 미국의 세계적인 햄버거 체인점 맥도날드사의 한국법인에서 만든 것이다. 맥도날드사는 1940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발해 지금은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회사는 1988년부터 한국법인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미국 맥도날드 본사가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돈을 직접 한국에 투자해야 한다. 맥도날드사가 한국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가져온 달러화는 원화로 환전되고 이 돈을 통해 한국에 투자한다. 한국법인을 운영하는 회사는 미국 맥도날드사의 상표와 햄버거 제조 노하우를 전수받는 대가로 일정금액의 '로열티'라는 것을 지불한다. 이 과정에서 원화는 달러화로 바뀌어 송금되는 과정을 겪는다.A씨가 퇴근하고 와서 온라인 해외직구를 통해 나이키 운동화를 구입할 때도 환율의 영향을 받는다. 해외직구의 가격은 달러화로 표시가 되며 A씨가 이 운동화를 사기 위해서는 자신이 갖고 있는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또 A씨의 형은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는 자신의 자식을 위해 학비와 생활비를 송금한다. 이 과정에서 원화와 달러화는 환율에 맞춰 교환된다. 아울러 A씨가 계획하고 있는 해외여행을 위해서도 외화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이처럼 A씨와 같은 평범한 회사원의 일상 대부분의 면에 환율이 관여한다. A씨의 경제활동 자체가 우리나라 경제활동의 단면을 보여주고 매 단계별로 환율이라는 변수가 개입하는 것이다. A씨와 같은 사람들의 행동이 모여 환율을 결정하고 이렇게 결정된 환율은 A씨와 같은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작용 반작용'의 방식이다. 거꾸로 말하면 환율이라는 하나의 숫자가 A씨와 같은 수많은 사람들의 경제활동과 관련한 정보를 포괄하고 있는 것이다. 환율을 제대로 이해하면 이런 수많은 경제활동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된다.
[경제의 脈] 중동사태 시나리오별 글로벌 경제 파급력
경제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은 날씨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과 비슷하다. 예를들어 내일 비가 올지 안 올지를 예측하고 우산을 준비하는 것이다. 비가 오면 우산을 갖고 나가고 비가 안 오면 그냥 나가면 된다. 경우의 수가 2개인 비교적 단순한 시나리오다. 여기에 태풍이 올 것 같으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비와 태풍까지 감안하면 시나리오는 4개로 늘어난다. 비가 오고 태풍이 불 때는 우산과 함께 두둑한 겉옷도 입어야 한다. 비가 오고 태풍이 안 오는 경우, 비가 안 오고 태풍이 오는 경우, 비도 안 오고 태풍도 안 오는 경우 등 이렇게 총 4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각각의 준비를 해야 한다.신경 써야 할 경우의 수가 늘어날수록 준비할 것도 늘어난다. 한 가지 원칙은 있다. 몸의 컨디션이 안 좋을수록 보수적으로 생각해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 비가 오고 태풍이 불 가능성이 있으면 일단 우산과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차이점은 있다. 날씨는 사람의 행동과 무관한 자연법칙에 의해 발생하지만 인간사의 결과는 우리의 행동이 하나의 원인이 돼서 다른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이다.◆미국 금리 향배에 중동전 위기 더해 8개 시나리오 대비해야 ... 불확실성 4배 커져올 들어 세계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였다.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 금리인하 여부와 그 시기를 예측하기에 바빴다. 미국의 결정에 세계 많은 나라들이 의존하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 같다는 뉴스가 나오면 세계 각국의 주가는 오르고 채권금리는 떨어졌다. 반면 미국이 금리를 내릴 것 같지 않은 징후가 포착되면 금융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미국의 속내도 모르면서, 각국 정부와 경제전문가들도 다양한 예측을 하며 준비를 했다. 그런데 4월 들어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면서 중동전쟁이라는 메가톤급 충격이 발생했다. 이란의 공습으로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몰렸던 중동사태는 미국 등 세계 각국의 개입으로 잠재적 불씨를 안은 채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중동전쟁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세계경제 앞에는 미국 금리와 중동전쟁이라는 두 개의 커다란 불확실성이 놓여있다.앞으로 어떤 시나리오가 전개될까. 단순히 경우의 수만 계산해도 4가지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고 중동전쟁이 발발하지 않는 경우, 미국 금리 동결과 중동전 발발이 그 다음이다. 미국이 금리를 내릴 경우에도 2가지 경우의 수가 나온다. 사건이 벌어지는 순서까지 감안하면 경우의 수는 8개로 늘어난다. 미국이 먼저 금리를 내린 후 중동전이 발발하지 않는 경우와 중동전이 발발하지 않고 미국이 금리를 내리는 것은 다른 경우이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인하'와 '동결'이라는 2가지의 시나리오만 생각했던 시장은 이제 8가지의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종전보다 4배 이상 커졌다.◆중동전 터질땐 유가 급등하고 경제 요동 불가피 ... 미국 금리인하 더 어려워져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사고를 하는 것은 경제의 기본이다. 먼저 순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이 팽배한 상태에서 미국이 먼저 금리를 내릴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어렵다. 중동지역 분쟁이 격화돼 이란이 전세계 원유수송량의 20%가 이동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국제유가 급등과 이로 인한 충격이 전세계로 번진다. 1970년대 중동지역 분쟁으로 촉발된 석유 파동 때 유가상승으로 물가는 급등하고 경기는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한 바 있다. 금리를 낮춘 후 중동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한다면 파급 효과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진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장이 이란의 이스라엘 침공 이후인 17일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로 복귀하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국제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미국 금리가 선제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차단한다면 이제 시나리오는 4개로 줄어든다. 여기에 사건 간에 벌어질 인과관계까지 감안하면 시나리오를 더 줄일 수 있다. 만약 중동전쟁이 발발한다면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세계경제 침체가 심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 경우 미국은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내릴 경우 경기 진작의 효과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만 가중시킨다는 것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오히려 금리를 더 올리거나 최소한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경기 침체의 문제는 재정 지출을 늘려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 이 경우 기준금리가 그대로라도 시장금리가 오르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란의 이스라엘 침공 이후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유가도 비슷한 흐름이다. 실물시장과 금융시장 모두가 살얼음판 같은 상황이다.◆중동서 촉발된 긴장은 당분간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 전망을 무력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듯중동사태가 진정된다면 이란-이스라엘 전쟁 발발 전으로 되돌아간다. 이 때 비로소 미국 연준은 경제적 상황을 염두에 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대비 3.5%, 실업률은 3.8%다.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목표치보다 높고 실업률은 완전고용 때의 실업률(4%)보다 낮다.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들도 경기 호황을 예고하고 있다. 3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7% 늘어 시장 예상치(0.4%)를 훌쩍 뛰어넘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에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2.7%로 수정 전망했다. 올해 1월 전망치 2.1%보다 0.6%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며 2023년 성장률(2.5%)도 능가한다. 올해 경제가 지난해보다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 오히려 금리를 올려 과열을 진정시키는게 정석이다. 중동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기준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경제지표를 조금 더 확인해야 할 때다. 다만 중동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문제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이슬람교와 유대교를 상징하는 국가들이다. 이들 간의 갈등이 표면으로 분출한 만큼 이 상황이 진정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예측하기 어렵다.결론적으로 이란의 이스라엘 침공과 이로 인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것은 미국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시점을 계속 연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이상 이스라엘은 어떤 식으로든지 보복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의 문제는 수천 년간 인간 사회의 갈등과 원한이 쌓여서 촉발된 문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세속적인 논리로 이해하기 어려운 종교적인 영역이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개입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글로벌 경제의 어려움이 커진다고 해서 벌어질 전쟁이 벌어지지 않을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래서 골이 깊다. 당분간 중동지역의 문제가 세계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중동발 뉴스에 큰 폭으로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시기에 각종 경제논리로 주판알을 튕겨 이해득실을 계산하는게 어쩌면 무의미해 보인다.
상권 변화를 이끄는 8가지 요인과 상가 투자
대한민국 상권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지난 4~5년간 정부 주도하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집합금지명령, 영업시간제한 등)가 대한민국 상권을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만든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고 완연한 탈코로나 시대가 자리했건만 상가시장의 침체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그 중심에는 상권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상권의 변화가 상가투자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면밀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상권변화를 가져온 주요 요인을 살펴보자. ◆하나, MZ세대가 만든 소비자 선호의 변화지금 대한민국의 상권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존재는 다름 아닌 10~30대 연령층으로 구성된 MZ세대이다. 이들은 단순한 쇼핑보다는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경험을 공유하려고 한다. 실제로 이들은 뉴플레이스나 핫플레이스를 발굴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곳곳을 찾아다니기를 즐겨한다. 이를 통해 없던 상권을 만들거나 미약한 상권을 확장시키기도 한다. 일례로 힙지로 상권을 들 수 있다. 힙지로 상권은 MZ세대가 찾기 전까지만 해도 그저 평범한 서울 을지로에 있는 뒷골목 상권이었다. 하지만 MZ세대가 찾고부터는 새로 생긴 가게만 해도 수백 개가 넘을 정도로 유명 상권으로 자리했다. 반면 MZ세대의 외면으로 상권이 급격히 쇠퇴하면서 고전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상권의 흥망성쇠는 주된 소비층을 얼마나 많이, 또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MZ세대를 잡은 상권과 그렇지 못한 상권간의 갭은 향후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둘, 스토리가 있는 공간이 새로운 상권을 만든다스토리가 있는 공간을 보유한 골목상권은 핫플레이스로 젊은층의 환대를 받고 있다. 비록 골목에서 출발했지만 스토리가 담긴 공간이 새로운 명품상권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스토리 상권의 핵심부로 히스토리(역사)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익선동 한옥마을 상권을 들 수 있다. 익선동 한옥마을 상권은 역사와 상권이 한데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특히 스토리가 있는 공간을 원하는 젊은층에게 인기 만점이다. ◆셋, ‘양날의 검’ 젠트리피케이션젠트리피케이션은 ‘양날의 검’처럼 긍정과 부정의 뜻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즉 낙후된 구도심에 외부인이 유입되면서 상권이 만들어지고 지역이 활성화되는 긍정의 용어로 사용되어왔으나, 지금은 기존의 골목상권에 유명 프랜차이즈를 기반으로 한 상업시설이 대거 유입되면서 임대료가 급등해 자연스레 기존 영세상인이 내몰리는 부정의 용어로 인식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경리단길을 들 수 있다. 경리단길은 젠트리피케이션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는 유명상권이다. 과거 이태원의 치솟는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힘겨워하던 임차인들이 임대료가 저렴했던 인근 경리단길로 옮겨오면서 유명상권으로 성장시켰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하지만 경리단길이 SNS의 성지로 알려지면서 상권의 활성화로 이어지자 급등한 가격에 외지인에게 건물들이 상당수 매각됐고, 이는 결국 임대료 급등, 초기 임차인 이탈, 공실 증가 및 상권 약화를 초래했다는 점에선 부정적이다.◆넷, 지금은 SNS 전성시대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일상화로 다양한 형태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들이 삶을 지배하고 있는 세상이다. 특히 인스타그램 같은 SNS는 상권의 변화를 야기할 만큼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핫플레이스는 모두 인스타그램 안에 있다는 말이 과장돼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실제로 서울의 ‘송리단길’, ‘망리단길’, ‘용리단길’ 등을 포함해 대한민국 곳곳의 적지 않은 핫플레이스들이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공간을 원하는 MZ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면서 평범한 골목상권에서 유명상권으로 거듭나기도 했다.◆다섯, 무인점포가 쏘아올린 나비효과각종 무인점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알다시피 무인점포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기침체가 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겹치면서 그 해결방안으로 떠올랐다. 기존의 유인점포 보다 상대적으로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무인점포는 그 유형도 매우 다양한데, 아이스크림·스낵·신선식품·편의점·노래방·빨래방에서부터 사진관·세차장·성인용품점·호텔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각양각색이다. 도입 초기만 해도 사업성공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는데, 어느덧 상가시장의 다크호스로 자리했다. 한발 더 나아가 급격히 늘어난 무인점포는 10~20대 젊은층의 인기를 끌어 모으면서 새로운 상권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여섯, 대학가 상권 수난시대지난 몇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다름 아닌 대학가 상권이었다. 비대면 수업이 당연시되면서 대학가 거리 곳곳이 텅 비게 된 것이다. 불행중 다행으로 지금은 코로나19 팬데믹이 기억이 안날 만큼 완연히 일상을 회복했다. 그런데 대학가 상권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전성기때 모습을 되찾기는 커녕 조용하다 못해 적막한 곳이 적지 않다. 대면 수업이 재개됨에 따라 유동인구 증가 및 상권의 활성화를 기대했건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 비대면 수업에 익숙한 대학생들이 학교 인근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단체로 모이는 활동을 즐겨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때는 대한민국 상권의 최고봉이었던 신촌 상권이나 이대 상권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MZ세대로 대별되는 젊은 소비층이 대학가 상권보다는 콘텐츠가 좋은 트렌드 리딩 상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일곱, 대기만성형 신도시 상권상권에도 대기만성형이 있다. 상가의 경우 소비력을 갖춘 유동인구나 배후지 존재 여부가 투자의 성패를 가른다. 따라서 상권의 확장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당연히 정체된 상권보다는 확장성이 큰 상권에 투자하는 편이 좋다. 특히 신도시 건설(택지개발지구)과 함께 공급되는 분양상가의 경우 상권의 형성 및 안정화까지 많은 시간(5~10년)을 필요로 한다. 서둘러 상가를 분양받았다가는 상권이 채 형성되지 못한 까닭에 낭패 보기 십상이다. 설령 임차인이 맞춰진 상가를 분양받더라로 상권형성이 미약한 까닭에 얼마 못가 영업부진에 따른 임차인의 이탈 및 장기 공실사태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여덟, 교통 편의성 개선이 초래한 빨대효과교통 편의성 개선이 지역상권을 활성화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약화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빨대효과’라고 부른다. 즉 빨대효과는 대도시와 중소도시 사이에 기존에 없던 고속철도나 고속도로가 들어설 경우 도시 상호간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이동시간이 크게 단축되는데, 이때 대도시 상권이 중소도시의 상권을 흡입하는 현상을 말한다. 과거 KTX(SRT)가 개통되면서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아지자 지방도시의 상권이 개선되기는 커녕 오히려 약화된 사례, 향후 GTX가 본격 개통되면 수도권 외곽지역의 상권이 약화되고 서울 강남권 상권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감 등이 빨대효과에 따른 상권의 변화를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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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찬규의 ETF 클리닉] 4월 인도 총선과 'Bull Market' 기대감
작년 가파르게 상승했던 인도 주식시장은 올해 들어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부진했습니다. 인도 총선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인도 총선이 4월 19일부터 6월 1일까지 기간으로 확정됐습니다. 이번 선거의 쟁점은 모디 총리의 3기 집권 여부입니다. 강력한 경제 정책 드라이브로 인도의 경제와 주식시장이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최종 개표 및 결과 발표일은 6월 4일로 예정돼 있습니다.이번 선거는 하원(Lok Sabha)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입니다. 하원의 다수당에서 국가 행정 권한을 총괄하는 총리가 나오기 때문에 인도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입니다. 이번 총선의 유권자 수는 9억 7천만명에 달합니다. 참고로 인도의 선거일이 한달 넘게 걸리는 이유는 유권자의 수가 막대하고, 유권자의 투표권을 보장하는 인도의 선거법, 주마다 다른 배경 등이 복합적으로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인도의 대통령은 통상적으로 사회 취약계층에서 맡기 때문에 사실상 명예직에 가깝습니다.chatGPT가 인도, 선거, 10억명 유권자 세 개의 키워드로 생성한 그림지난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NDA(BJP연합)에 패배했던 UPA(INC연합)는 새로운 합종연횡을 통해 I.N.D.I.A로 변모했습니다. 여전히 모디 총리가 속한 NDA 집권 가능성이 높지만 여대야소의 비중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높은 형국입니다.과거 총선 전후 인도 주식시장 흐름을 점검하면 2004년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선거 이후 흐름은 상승세를 보이고 시장 변동성이 축소되는 양상이었습니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세번의 선거에서는 총선 직전 불확실성 요인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선거 이후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를 활용한 트레이딩 혹은 인도 자산의 확보가 가능한 구간입니다.신흥국 투자의 경우 외국인 투자의 규모와 흐름을 점검해야 합니다. 인도의 경우 총선 이후 외국인 수급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최근 네 차례의 총선을 점검해 볼 때 선거 이전부터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유입됐습니다. 2024년 현재도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은 순매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선거 결과 발표 직전에 금융 업종(은행, 금융서비스) 및 내수 관련 업종인 산업재, 경기소비재 등의 성과가 돋보였습니다. 반면 인도의 주력산업인 IT와 성장중인 헬스케어 업종 등 수출주 그리고 통신, 유틸리티, 필수 소비재와 같은 경기방어주 업종은 동기간내 상대적으로 부진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선거 이후 나타날 정책 드라이브 가대감에 따른 시장의 전형적인 움직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인도시장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도 있습니다. 현재 MSCI India 지수 기준 12개월 선행 PER은 22배를 넘었습니다. 미국의 선행 PER이 21배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꽤나 높은 수준입니다. 다만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어 현재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해소시킬 전망입니다. 신흥국 주식시장의 선행 EPS 전망치와 비교할 때 인도의 추정치는 차별화된 상승을 지난 4년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NDA 측의 승리가 확정될 경우 모디 총리의 3기가 출범하게 됩니다. 이 경우 모디 총리의 핵심 정책인 ‘Make in India’ 제조업 육성 정책 드라이브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Make in India’ 정책 중 생산연계인센티브(Production Linked Incentives, 이하‘PLI') 제도가 2020년 3월에 발표됐습니다. 이는 인도에서 제조되는 매출 증가분의 4~6%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5년 동안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전체 지원 대상은 14개 산업이며 총 예산액은 약 330억달러에 달합니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산업재, 경기소비재 섹터 중심으로 해당 제도 수혜 기업을 ‘Make in India’ 바스켓으로 구성했는데 이는 NIFTY 지수를 아웃퍼폼 중에 있습니다. 선거 이후 인도내 투자와 실적 개선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입니다.본 내용은 작성자가 속한 기관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며, 작성자의 조사 분석에 따른 개인적인 견해를 반영한 내용입니다. 본문 내용중 종목과 ETF는 특정 지표 관점에서 추출한 단순 리스트 입니다.
2024.04.02
[글로벌 View] 유럽경제가 직면한 3가지 동시다발 충격
유럽​​ 경제가 직면한 삼중 충격(The triple shock facing Europe’s economy. The Economist 2024.3.30일자)유럽 경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이후 중국의 저가 수입품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만일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과 유럽 사이에 무역마찰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이코노미스트지는 이러한 3가지 충격을 맞이하게 된 유럽이 시장경제와 규제 개혁 등 원칙적이고 개방적인 대응을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손쉬운 선택으로 중국의 개입주의, 미국의 보호주의를 따라 하기 보다는 시장경제 원칙을 지키는 정책을 주문한다. 특히 유럽의 서비스시장 자본시장 통합을 가속화해 경쟁력을 높일 것을 제안한다. 유럽연합은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다. 친환경 정책 이민 정책 플랫폼 빅테크 규제 등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 한국 입장에서 3번째 무역 상대인 유럽연합이 맞닥뜨린 과제와 해법을 살펴본다.◆ 주요내용유럽은 역동적이지 않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더욱 정체되어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충격으로 유럽은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이 지난 10년 동안 8% 성장한데 비해 유럽연합은 4%에 그쳤다. 2022년 말 이후 영국도 거의 성장하지 못했다. 유럽은 이제 중국산 값싼 수입품의 급증에 직면해 있다. 이는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지만 제조업체에 해를 끼치고 사회적 산업적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해 백악관에 복귀하게 되면 유럽산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이 맞닥뜨린 불행은 시기적으로도 나쁘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소진된 이후 유럽이 더 많은 국방비 지출을 지원해야 한다. 녹색 에너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강력한 성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점점 더 환멸을 느끼고 독일대안당(Alternative for Germany)과 같은 극우 정당에 대해 지지를 하고 있다. 빠르게 노령화하는 인구, 고압적인 규제 기관, 불충분한 시장 통합 등 성장에 장애가 되는 오래된 걸림돌이 제거되지 않았다.각국 정부와 유럽연합이 다양한 대응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 시점에서 정책 방향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유럽이 직면한 충격은 해외에서 발생하지만, 유럽 정책결정자들의 실수로 인해 피해가 더욱 커질 수도 있다.에너지 충격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 휘발유 가격은 최고점에서 크게 떨어졌다. 다른 충격들은 이제 막 시작이다. 경기 둔화에 직면한 중국 정부는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부동산 투자를 대체해서 미미한 가계 소비를 부양해야 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세계 상품 생산량의 약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제조업을 강화하기 위해 보조금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해 외국 소비자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친환경 제품, 특히 전기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30년까지 중국산 전기차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현재보다 2배로 늘려 1/3로 높이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가 차지하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이 될 것이다. 풍력 터빈에서 철도 장비에 이르기까지 유럽 제조업체들은 초조하게 동쪽을 지켜보고 있다.오는 11월 이후에는 제조업체들이 서쪽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임기때 유럽산 수입품을 포함해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EU는 2021년 바이든 대통령 때 불안한 휴전이 이뤄질 때까지 오토바이와 위스키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대선 유세 과정에서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관세 10% 부과를 공언하고 있다.트럼프는 2023년 미국에서 5,000억 유로(5,4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유럽 수출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에서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유럽연합 회원국 20개국(27개 중)과 양자 협상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트럼프는 유럽의 디지털 부과금, 탄소 국경세 및 부가가치세에도 불만을 갖고 있다.유럽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앞길에 많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자칫 빠질 수 있는 함정 중 하나는 취약한 시점에 경제 정책을 너무 엄격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는 이전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저지른 실수다. 최근 몇 년 동안 ECB는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에 맞서 싸워왔다. 그러나 예산을 자유롭게 지출하는 미국과 달리 유럽의 각국 정부는 예산 균형을 맞춰 경제를 진정시켰다. 값싼 중국산 수입 제품이 인플레이션을 직접적으로 낮추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로 인해 유럽 중앙은행이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 ECB가 금리인하 정책으로 경기 침체 국면에 빠져들지 않게 한다면 외부의 충격에 대처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또 다른 함정은 선호하는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미국과 중국의 보호주의를 모방하는 것이다. 보조금 전쟁은 제로섬이며 부족한 자원을 낭비하게 된다. 유럽 내 국가들이 이미 유럽 대륙 내 경쟁을 시작했다. 중국의 경제적 어려움은 과도한 정부 계획이 지닌 결점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산업 정책은 바이든 대통령이 바라던 대로 유권자들을 열광시키지 못했고, 관세 부과는 이로 인해 창출된 것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사라지게 했다.대조적으로, 무역은 상대 국가가 보호주의적일 때조차 경제를 더욱 부유하게 만든다. 미국의 제조업 붐은 유럽의 생산업체들에게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중국에서 들어온 값싼 수입품은 녹색 에너지 전환을 더 쉽게 만들고 에너지 위기로 고통받는 소비자들을 도울 것이다. 보호주의에 대한 선택적이고 비례적인 보복은 미국과 중국이 세계 무역 흐름을 더 이상 방해하지 못하도록 설득하려는 시도로 정당화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은 유럽 경제에 큰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의도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해를 끼칠 뿐이다.대신 유럽은 현 시점에 맞는 자체적인 경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이 특정 산업에 공적 자금을 쏟아붓는 것처럼 유럽은 인프라와 교육, 연구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유럽은 중국의 개입주의를 모방하는 대신, 중국 기업이 거대한 국내 시장에서 얻는 이점에 주목해야 한다. 무역이 여전히 어려운 유럽의 서비스 시장을 통합하면 기업이 성장하고 혁신에 보상을 받고, 잃어버린 제조업 일자리를 대체하는 데 도움이 된다. EU는 서비스 산업을 제약하는 부담스럽고​​ 복잡한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 런던을 포함한 자본시장 통합도 동일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유럽​​ 외교관들은 최근 여러 협상에서 농민들의 반대가 큰 무역 협정을 방치하기 보다는 서명해야 한다. 유럽내 전력망을 연결하면 경제가 에너지 충격에 더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친환경 전환이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보호주의 시대에 이러한 개방적인 의제는 순진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가 변화함에 따라 유럽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은 ‘깊고 개방적인 시장’에 달려 있다. 충격이 닥치더라도 정책 결정자들은 현실에 단단하게 바탕을 두어야 한다. ◆ 분석과 해설유럽 경제가 여러가지 국내외 장애물에 발목이 잡혀 고전하고 있다. 유럽 경제를 지탱하고 이끌어가는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이 다시 ‘유럽의 병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유럽이 3가지 충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한다.첫째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가스 등 에너지가격 충격이다. 이는 다행스럽게도 상당 부분 진정됐다. 두번째 충격은 중국산 수입품이 유럽에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꼽는다. 디플레이션 속에 내수 경기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이 유럽에 집중적으로 물량을 싼 가격에 수출하고 있어 유럽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에 빠져들고 있다. 세번째 충격은 트럼프 쇼크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10% 일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방비를 확대하고 친환경 정책을 가속화함에 따라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시점에서 잇달아 외부 충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유럽연합과 유로존은 어떤 정책을 선택할지에 대해 이코노미스트지는 ‘백투더 베이직’이라는 관점에서 개방적이고 시장원리에 맞는 정책을 시행할 것을 조언한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개입주의와 미국의 보호주의적 정책이 잘못된 방향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따라서 중국과 미국에 맞대응하기 위해 이들의 정책을 따라하기 보다는 원칙적인 대응을 주장한다. 유럽이 시장경제의 가치에 입각한 정책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확보하고 유연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정책 대안은 마치 중국이 자체 내수시장을 확대하는 것처럼 유럽연합 내 회원국들을 아우르는 시장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는게 핵심이다.적극적인 규제개혁으로 서비스 시장을 통합해 제조업 못지않게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런던을 포함해 자본시장을 더욱 강하게 통합해 유로존 내 금융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 유럽 내 전력망을 연결하면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유럽연합이 인프라 분야를 비롯해 교육과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한다. 유럽연합은 독일 통일을 계기로 급속하게 통합 절차가 진행됐다. 이어서 1999년 유로존 출범으로 같은 통화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 마치 한 나라처럼 더욱 밀접하게 됐다. 2010년 그리스에서 촉발된 유럽 재정위기로 유로화 붕괴 우려까지 나왔으나 우여곡절을 겪고 오늘에 이르렀다.글로벌 시장은 미-중 대결 속에 자국중심주의가 강화되고 진영 구축이 이뤄지면서 분절화와 공급망 재편, 탈세계화 등 격변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유럽은 노쇠한 대륙으로서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급부상으로 위상이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 득세하는 여건 속에서 민주주의와 자유, 그리고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지키고 이를 정책에 일관되게 반영하는게 장기적으로 유럽의 리더십을 회복하는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게 된다.유럽연합은 오는 6월 6일부터 3일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다. 만일 극우 정치세력에 득세하게 된다면 그린딜이나 친환경 정책이나 이민정책 등이 크게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지의 기대와 달리 유럽연합이 엉뚱한 길로 들어서거나 정책 혼선에 빠질 우려도 있다. 유럽연합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선거가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2024.04.02
[문전성시] 월마트와 에코프로 ... 주식분할의 '두 얼굴'
[문전성시-15] 2023년 11월 16일(미국 현지시간). 세계 최대 매출을 자랑하는 유통 공룡 월마트의 주가가 무려 8%나 하락했다. 실적은 그런대로 괜찮았고, 월스트리트 증권사들의 예상치를 뛰어넘었지만 이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자신없는 목소리가 원인이 됐다. 월마트 CFO 존 데이비드 레이니는 "소비자들이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과거처럼 소비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소비 부진 예상을 내놨기 때문. 한국과 미국 유통주 비교. 자료=매경DB이후 월마트는 뛰어난 실적도 갑작스런 호재도 없이 보내고 있지만 주가는 상장이후 사상 최고가를 달리고 있다. 12월 8일 50.29달러 까지 하락했던 월마트 주가는 2024년 3월말 현재 60.17달러다. 3개월새 20%나 올랐다. 미국 시가총액 13위의 월마트라는 공룡, 즉 항공모함이 이처럼 움직였다는 것은 그야말로 주가가 전속력으로 달렸다는 뜻. 시총 순위에서 월마트 바로 위가 그 유명한 테슬라다. 월마트가 실적 발표 시즌도 아니고 소비도 침체되는 와중에 주가가 급등한 것은 액면분할(주식분할) 덕분이다. 월마트는 지난 1월말 분할 계획을 발표했고, 그렇지않아도 주가가 바닥에서 반등하고 있던 와중에 추진력을 받으면서 사상 최고가로 진격했다. 주식분할이 뭐길래 이렇게 무거운 주식을 끌어 올렸을까. 그래서 주식분할에는 '마법'이니 '요술'이니 하는 칭호가 붙기도 한다. 주식분할은 우량주나 대형주만이 누릴수 있는 권리다. 말 그대로 주가를 낮추는 것이다. 1주당 가격을 더 저렴하게 바꿔줘서 주머니가 가벼운 투자자들도 한 주씩 매수할 수 있도록 돕는 효과를 발휘한다. 단순히 기존 주식을 쪼개서 주식 수만 늘어나기 때문에 그 회사의 시총이나 실적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월마트의 경우 기존 주식 수가 27억주에서 81억주로 3배가 늘어났다. 월마트는 주식분할을 발표하면서 재무건전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사정에 큰 변화가 없는데 주식분할로 어떻게 재무지표가 올라간다는 것일까. 월마트의 주식분할이 바로 직원들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소리다. 월마트는 직원들의 급여에서 일정 금액을 떼서(공제) 자신의 회사 주식을 사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주가가 계속 올랐으니 직원들 불만도 없었다. 월마트의 자사주 매칭 프로그램은 매년 1800억 달러(약 242조원) 규모의 임직원들 자사주 매입 금액 중에서 15%를 회삿돈으로 사주는 것이다. 자사주를 보유한 직원들 뿐만 아니라 월마트 일반 주주들도 이번 분할 계획에 따라 보유 주식 수가 3배로 늘어나게 된다.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편리해지고, 이를 눈여겨본 일반 투자자들이 월마트 주식을 계속 사면서 월마트의 재무 상황도 덩달아 좋아질 수 밖에 없다.(단위:%) 각사 주식분할 결정이후 2024년 3월말까지 주가 상승률이런 효과를 노리고 이미 빅테크 중 테슬라가 2020년에 5대 1로 분할을 결정한다. 이후 주가가 80%나 상승하며 인기 대형주로서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이후 아마존이 2022년 6월 주식분할을 단행했고 구글(알파벳)이 2022년 7월에 주식을 쪼갰다. 알파벳 주가는 당시 2300달러가 넘어서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한 주도 사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 당시 주가가 부진했던 알파벳도 3~4개월 주가가 횡보하다가 다시 반등했다. 미국에서 서부식 멕시코 스타일의 건강식을 파는 치폴레 역시 올해 사상 처음 주식분할을 결정했다. 치폴레는 50대 1 비율로 주식을 분할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비율이다. 지난달 19일 치폴레 이사회는 이같은 분할 안건을 승인했다. 주식 분할 소식이 들리자 주가는 곧바로 급등했다. 치폴레 주가는 3월말 현재 2906.77달러다. 이 가격 기준으로 주가가 향후 58.14달러가 된다.삼성전자 최근 5년 주가치폴레 주가는 최근 1년새 70% 가까이 상승했다.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우리 돈으로 한주당 주가가 391만원이 된 것. 주식분할은 이처럼 아무나 할 수 없는 주가 우상향 주식의 권리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식분할 이유로 삼성전자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주식 소유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삼성 뜻대로 됐고, 삼성전자 주가는 다시 사상 최고가를 노리고 있다. 사상 최고가가 다시 한번 눈앞에 찾아왔다. 삼성의 주식분할 결정은 2017년말 당시 주가가 287만원대에 달해 너무 비쌌기 때문. 3월말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8만2400원으로, 50대 1 분할 이전 주가는 412만원이다. 삼성의 사상 최고가는 440만원으로 현 주가 기준으로는 8만8000원이다. IT 시장에서 반도체와 스마트폰에서 독보적 지위를 바탕으로 실적과 주가가 우상향하면서 주가가 비싸지고, 개인투자자들의 요구에 따라 분할을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조건으로 분할을 할만한 국내 주식은 전무한 상태다. 일단 한 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 '황제주'가 아예 없다. 3년여 전만 해도 LG생활건강, 엔씨소프트,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태광산업 등의 주가가 100만원을 넘었지만 이들은 모두 고금리 고물가 여파와 실적 부침을 버티지 못했다. 제대로 된 주주환원 정책도 없자 실망감에 매도세가 이어지며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내려오는 흐름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오뚜기 롯데제과 롯데칠성 SK텔레콤 아모레퍼시픽 등이 주식분할을 통해 개인 주주들이 사기 쉬운 '국민주'를 선택했다. 에코프로는 애매한 시점에서 주식분할을 결정했다. 이 상장사는 지난 3월28일 주주총회를 열고 주식을 5분의 1로 액면분할하는 내용의 안건을 승인하면서 '국민주'로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에코프로의 주식분할 시기가 아쉬운 것은 다소 늦었다는 것. 작년 7월 153만원을 넘던 주가가 반토막이 나면서 투자자들의 '민심'은 그리 좋지 못한 시점이다. 누가 봐도 이번 분할 결정은 부진한 주가를 끌어 올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에코프로는 주주들의 돈을 통해 배터리 분야에서 활발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자회사 에코프로비엠 역시 기존 코스닥에서 코스피 시장으로 '이사'가려는 것이다. 월마트의 사례처럼 주주환원과 함께 성장하려는 의도가 읽혀야 주식분할의 명분을 얻게 된다. 노골적으로 주주들의 돈을 더 많이 끌어모으겠다고 하면 똑똑한 투자자들은 이런 주식을 사주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주식분할은 그 회사의 가치를 상승시키지 않는다. 일반 주주를 챙기는 것 없이 단행하는 주식분할은 그저 주가를 싸보이게 하는 '착시효과'를 노리는 얄팍한 상술일 뿐이다.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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