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의 '도박' ... 日 조기 중의원 선거가 가져올 파장 [이지평의 일본경제]
2026년 일본경제는 조기 중의원 선거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함께 재정 건전성 악화, 금융시장의 급변, 중-일 외교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여야가 소비세 경감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세우면서 단기적으로는 물가 부담 완화와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되지만, 연간 수조 엔 규모의 세수 감소는 기초적 재정수지 흑자 전환을 어렵게 하고 일본 재정의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국채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엔화는 약세를 보이는 동시에 미·일 정부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며 환율의 급변동이라는 불안정성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은행은 금리 정상화를 추진하면서도 경기 충격을 경계하고 있으며, 엔저가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고착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희토류와 희귀금속 수출을 규제하면서 일본 핵심 산업과 세계 공급망 전체에 충격을 줄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대체 공급원 확보와 기술 개발을 모색하고 있으나 단기간 내 성과는 어렵고, 장기화될 경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향후 중-일 마찰의 향방은 중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정치·재정·금융·외교적 불확실성이 상호 연계적으로 작용해 일본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026년도 예산 통과 전에 국회 해산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2026년 1월 19일 저녁 중의원 해산 방침을 정식으로 표명한 후 1월 23일 소집된 통상 국회 첫날에 국회를 해산했다. 원래 다카이치 총리는 정책의 실현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는데, 2월 8일 중의원 선거를 실시하는 급박한 일정이 됐다. 이번과 같이 정부 예산안의 국회 의결을 미루고 선거를 실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기도 하다. 2026년도 예산안의 국회 심의는 중의원 선거 이후가 되며, 심의 과정을 거쳐 예산안이 2026년 4월 1일의 회계연도 개시 이전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이번 조기 중의원 선거 결정에 관해서 야당은 자민당 의원과 구 통일교의 유착 문제, 일본과 중국의 외교 마찰 등에 관해서 국회 심의 과정에서 공격하려 했는데, 이번 국회 해산은 이를 피하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사실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60~70% 수준으로 높은 상태에 있으며, 중일 마찰로 인한 각종 경제적 타격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기 이전에 선거를 실시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측면도 중의원 해산 결정에 고려됐을 것이다.다만 다카이치 총리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자민당 자체의 지지율은 다소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20~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자민당의 불법성 정치헌금 사건, 구 통일교와의 유착 문제에 대해 일본 유권자들이 완전히 잊지는 않은 상태이며, 기업 및 단체의 정치헌금을 금지하자는 야당의 주장을 수용하기도 어려운 자민당의 내부 사정에 대한 불신도 있다.이번 기습적인 국회 해산으로 야당이 선거 준비에 어려움도 있으나 1999년부터 2025년까지 총 26년간이나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구축해 왔던 공명당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통합해서 중도개혁연합(CRA)이라는 신당을 출범시켰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자민당 의원이 선거구에서 공명당의 지지 모체이자 종교단체인 ‘창가학회’의 선거 협조를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각 자민당 의원들이 독자적으로 통합 야당과 맞서야 해 표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의원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여야 각 당이 민생경제 지원책을 앞다퉈 공약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악영향이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 현재 10%의 일본 소비세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군소 정당인 레이와당이 처음으로 제기했을 때에는 황당하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우파인 참정당이나 좌파인 공산당도 동조하는 한편 여당 연합의 유신회, 제1야당인 중도개혁연합, 소수 야당인 국민민주당도 각종 경감 조치의 확대를 요구하게 됐다.이런 상황에서 자민당도 다카이치 총리가 ‘식품에 관해서는 2년간 소비세 대상으로 하지 않을 방안에 대한 검토를 가속한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식료품의 소비세는 원래 8%로 낮추는 경감세율(주류, 외식 제외)이 적용되고 있는데, 이를 중지할 경우 연간 5조엔 정도의 세수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2026년 2월 8일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모두 소비세를 경감하려는 공약을 내세우며 경쟁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물가 부담 완화를 명분으로 하지만 연간 약 5조엔 정도의 세수 감소는 다른 증세가 없을 경우 기초적재정수지(Primary Balance)의 흑자화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또한 소비세 자체에 대한 폐지 압력이 강해질 경우 재정 안정성에 우려를 초래할 수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적자 국채에 의존하지 않고 감세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그 실현은 불투명한 측면도 있다.사실 지난 1월 22일 내각부의 경제재정자문회의는 2025년도의 기초적재정수지가 2025년 8월의 시산치인 3.2조엔의 적자에서 7조엔의 적자로 확대, 2026년도의 경우도 3.6조엔의 흑자에서 0.8조엔의 적자가 될 것으로 시산했다. 물론 일본정부가 거의 매년 실시하고 있는 추경예산을 2026년 후반에도 책정할 경우 재정적자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정치권의 선심성 감세는 단기적으로 국민총생산(GDP)을 소폭 끌어올릴 수 있으나 이는 장기적으로 효과가 미미하고, 오히려 재정에 대한 신뢰 하락과 금리 상승, 엔화 약세로 경제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결국 선거전 과열 속에서의 감세 경쟁이 중요한 과제인 성장 전략을 위한 재원 확보를 제약하게 될 수 있으며, 사회보장 재원과 금융 시장의 신뢰를 흔들 위험이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국채금리 상승세와 엔저 지속이상과 같은 정치권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일본의 장기국채 금리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0%대에 머물렀던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025년에 2%대로 상승한 후 다소 주춤하는 모습도 보였으나 1월 들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6년 1월 초 2.1% 수준이었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월 20일에는 장중 2.35%까지 상승, 1999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엔화 환율도 1월 21일 기준 달러당 158엔 수준의 엔저를 보여 160엔대 진입도 우려되는 상황이며, 일본정부의 경계도 강해지고 있다.사실 지난 1월 14일 엔화가 18개월 만의 최저치(159.45엔)를 기록하자, 가타야마 장관은 "투기에 의한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 모든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직접적인 시장 개입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리고 1월 23일 뉴욕 시장에서는 미국 재무성의 시장개입 소문(금융당국이 환율 수준을 체크해 시장참여자에게 경고를 보내는 시장개입 전단계 조치)으로 인해 엔화가 하루에 3엔 정도나 급등해 달러당 155엔을 기록하는 강세를 보였다.일본정부 입장으로서는 국채금리의 상승과 함께 진행되는 엔화의 약세가 서민층의 물가고도 유발하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금년 7월 경으로 예상됐던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조치가 빨라질 것이라는 예상도 확대되고 있다. 일본은행으로서는 엔저가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지나친 인플레이션을 고착화시킬 것도 경계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초장기국채인 40년 국채 금리는 지난 1월 20일 4%를 초과했다. 장기적으로 일본 재정의 불안정성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확산돼 일본 국채매입 세력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다.물론 이러한 국채 금리 상승에는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테이퍼링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영향도 있으며, 국채시장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일본은행의 자산 축소 정책이 어느 시점에서 완화될 가능성은 있다. 사실 일본은행의 우에다 총재는 1월 23일 기자회견에서 장기 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에 관해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기동적으로 오퍼레이션(공개시장조작)을 실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와 긴밀히 연락하면서 각자의 역할을 바탕으로 면밀히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일본의 금리 정상화는 정책 금리 측면에서는 현재진행형이지만 초장기 국채 금리로 보면 이미 정상화를 넘어 선진국 중에서도 높은 수준으로 향해가고 있다. 일본의 국가 재정 안정화가 중요한 상황이지만, 일본은행으로서는 엔저와 물가 상승을 견제하면서도 금리 상승이 경제에 미칠 충격에 대한 고려도 중요해지고 있다. 금리 상승은 예금 자산이 많은 일본의 고령층에는 유리한 측면도 있으나, 자녀 양육 세대 등 보다 소비가 왕성한 현역 세대에게는 주택 금리 부담 확대 등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어렵게 디플레이션을 극복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행도 과거처럼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일본 경기가 추락해 그동안의 노고가 수포가 될 상황만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일본은행으로서는 경기 동향도 고려하면서 적절한 물가 상승 기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기본적 자세는 완만한 금리정상화 정책의 지속이라고 할 수 있다.◆ 일-중 마찰의 영향과 향방한편 일본과 중국의 대만 문제를 둘러싼 마찰도 일본경제에 파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경계되고 있다. 금년 1월 초 중국 정부가 일본에 대해 군민 양용품(이중 용도 물자)의 수출을 즉시 금지한다고 발표하면서 일본 경제와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규제 대상은 희토류, 희소금속이 포함되며, 이들은 특수 합금, 정밀 장비, 자동차 및 반도체, 군수장비 등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특히 희토류 중에서 디스프로슘, 이트륨 등 중(重)희토류는 전기차 모터, 배터리, 반도체 장비 및 소재, 군사 장비에 필수적이며 일본은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충격은 불가피하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서도 희토류를 무기화해 양보를 끌어낸 경험이 있어, 이번 조치 역시 일본에 대한 외교적 압박 카드로 해석된다. 물론 1월 말 시점에서 아직 일본 산업과 경제에 큰 파장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으나, 향후 중-일 갈등 추이가 우려되는 측면은 남아 있다.일본 주요 연구기관들은 이번 사태의 잠재적인 충격을 시산하고 있다. 다이와종합연구소는 희토류 수입이 1년간 중단될 경우 일본 GDP가 1.3%(7조엔) 감소하고 고용이 90만명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 연구소는 아울러 희소금속까지 포함될 경우 GDP는 3.2%(18조엔) 감소, 고용은 216만명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으며, 특히 자동차 산업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중희토류의 대중국 의존도가 거의 100%에 달해 EV, 반도체, 군수 산업 전반에 직접적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장기적 금수는 중국에도 부담이 커 대일 제재를 지속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일본종합연구소 역시 중국이 세계 희토류 생산의 69%, 정제의 92%를 차지하지만 장기적 규제는 불법 채굴·밀수 확대, 가격 격차 심화, 중국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 전면 금지보다는 허가제 강화 등 제한적·단기적 압박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즈호리서치앤테크놀로지스는 중국에서의 수입이 1년간 중단될 경우 일본 GDP가 약 0.9%p 하락할 것으로 추산하며, 특히 자동차·기계 산업에 대한 큰 타격을 예상했다.세계 공급망 차원에서도 충격은 크다. 일본은 세계 반도체 재료의 약 50%를 공급하는 등 공급망의 중요 부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희토류 조달난이 발생하면 한국 반도체 생산에도 직접적 차질이 예상된다. 물론 미국의 군수 산업, 중국의 첨단 무기 생산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EV, 풍력발전, MRI 의료기기 등 첨단 산업 전반에서 공급 차질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일본은 일정 수준의 국가 비축과 기업 재고를 보유해 단기 충격은 완화할 수 있지만 중국의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재고 소진으로 생산 중단 위험이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호주·인도·카자흐스탄 등 대체 공급원을 확보하고, 일본 영토인 미나미 토리시마의 배타적 경제수역 해저 자원 개발, 희토류 및 희소금속 대체 기술 강화 등으로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이들 분야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지속된다고 해도 성과를 거두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향후 전망은 정치적 변수와도 맞물려 있다. 다카이치 내각은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양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정권 교체가 발생할 경우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며, 단기적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만약 다카이치 정권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시나리오1) 중국의 강경 입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국 역시 반도체용 원료 등 세계 공급망을 위태롭게 하는 전면적 제재는 자국에도 피해가 커 제재 조치가 본격화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어 제재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대일 여행 규제 장기화, 일본 자동차 산업을 겨냥한 디스프로슘 등 특정 희토류의 제한적 수출 규제 등 선택적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자동차 등 관련 산업에 피해가 집중되겠지만 일본경제의 하강 충격은 완만한 수준에 그칠 수 있다.한편 다카이치 자민당이 선거에서 패배하고 정권 교체가 이루어져 보다 유화적 자세인 야당이 집권할 경우(시나리오2) 일-중 마찰이 보다 빠르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일본경제는 당초 전망과 같이 2026년 1% 전후의 견실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사실 이번 선거에 대한 일본 국민의 지지는 높지 않으며, 정권 교체의 가능성도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1월 24일, 25일에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다카이치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57%로 전회 조사(2025년 12월 20~21일)의 67%에서 10%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면 비지지율은 전회 22%에서 7%포인트 상승해 29%로 나타났다.그러나 통합야당의 준비 부족 등으로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대승해 다카이치 총리의 입지가 강화돼 보다 강경하게 나가고 중국도 상호파괴적인 제재 정책을 선택할 경우(시나리오3) 일본경제에 대한 충격은 클 것이며, 일본경제는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겪을 수 있고 세계경제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이번 사태는 일본경제 뿐만 아니라 세계 공급망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잠재적 위기를 내포하고 있으며, 양국의 자제를 유도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